바르고 선함. 그리고 강요
*절대 정치적인 방향성을 띄는 글이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보시지 말아 주시고
이 글이 정치적인 방향성으로
이용을 하지 말아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아침운동을 가면서 글을 올리네요.
며칠 전 일입니다.
제가 다니던 헬스장에서 50대 후반으로 보이는
땅땅하고 몸 전체가 굵은 분이 있습니다.
굵은몸 . 이라 부르겠습니다.

굵은 몸은 탈의실에 들어가면
언제나 스마트폰으로 무언가를 큰 볼륨으로
틀어 놓더군요.
들어갈 때도 틀고 운동 후 씻으러 들어올 때도 틀고.
보니까 유튜브 중 팩맨 등 우파유투버를 틉니다.
가장 놀란 점은.
처음에는 그 정도까진 아니었는데
샤워실 안에서도 틀 수 있도록
방수커버에 넣어서 스마트폰을 가져오셔서
방송을 켜고, 거기다 소형 블루투스 스피커 까지
연결해서, 원래도 소리가 컸는데
더 큰 소리로 틀더군요.

어떤 누구라도 (정치적 견해를 떠나서)
탈의실에서 옷 갈아입거나 샤워할 때
방송 크게 틀어 놓은 거 듣고 싶겠습니까?!
제가 이 사람.
이건 너무하다 싶어서 한 소리 하려고
벼르고 있는데 ,
어떤 어르신 이 이미 한 마디 하고 계시더군요.
뭔가 행동에 변화가 있을 줄 알았는데,
그 어르신을 노려보더니만 , 혼자 중얼거리더군요.
"좌빨 새끼들..어쩌구 저쩌구.."

<- 이 사람은 안 되겠다 싶었는데 그 순간
더 재밌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거의 리프팅 선수급으로 보이는
엄청나게 큰 근육질을 가진 분이 샤워를 하러
들어왔습니다.
방송 틀어놓은 스마트폰을 그 분이 힐끔 쳐다봤습니다.
아무 소리를
한 것도 아니고
정말 힐끔 쳐다봤습니다.
놀랍게도 우리의 굵은몸.
스마트폰 바로 끕니다.
그 분이 샤워를 하고 나가니까
굵은 몸! 방송 또 바로 다시 틀어놓습니다.
이 양반.샤워도 엄청 오래 합니다..

->오늘의 교훈.
말 잘 통하게 하려면 일단 몸이 오지게
좋아야 된다...
저는 바로 관장님한테 가서 자초지종을
이야기 드렸습니다.
관장님이 샤워실 들어가더니 굵은몸한테
뭐라고 하셨나 봅니다.
이 양반 얼굴이 붉은 색으로 변해서 나오더니만
헬스장에서 모두를 향해 외치더군요.
"누가 나를 신고한지는 모르지만
이 세상이 잘 돌아가기 위해서
좋은 내용을 털어놓는 건데
그게 귀에 거슬리는 사람들은 다
생각이 잘못된거요.
아침에 좋은 음악 들으면 하루가
편하듯이 그런 것 아니오?"
라고 열변을 토하신 우리 굵은몸.
그 뒤부터는 한 번씩 만나보니
더 이상 방송 틀지는 않으시더군요.
그렇게 자신 있고
세상에 유익한 내용이라는데..
몸 좋은 분 앞에서는.그 분이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왜 방송을 끈건지
한 번 꼭 물어보고 싶으나
그러면 제가 신고한 걸 들키니까.
그럴 수는 없지요.ㅎㅎ
자신이 보는 관점에서
"바르지 못 한 것"에 대한 분노!
"바르지 못한 것"을
바로 잡고 싶은 욕구!
그 때 오는 충돌.
"그 바르지 못 한 것" 을
바로 잡는 것은 공감과 지혜 일 겁니다.
상대방이 바르지 못 하다는 것.
즉 "악"으로 혹은 "옳지 않은 것"으로
규정짓고 무언가를 하는데
그게 상대편의 그것이 어떻게 바로 잡힐까요?
정말 그런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다면
더욱 반대편에 공감하면서도
한 편으로 이치에 맞게 지혜롭게
다가서야 되겠죠.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것" "바른 것"
이라고 해도 혹은 아무리
바르고 좋은 것을
가르치고 교화하고 전파할
목적이라 해도
폭력 혹은 간섭 밖에
된다는 것을 아시면 좋습니다.
어떤 사람에게 무엇을 알리거나
가르칠 때 이 부분은 중요합니다.
굵은몸 도 나름은 바르고 좋은것.
을 알리려는 의도였음을 보십시오.
답이 나오지 않습니까?
